<인테리어 소식>인테리어 시장, 올해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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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시장, 올해도 힘들다 주택 거래량 절벽에 원자재 가격 인상 영향 커

그동안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집콕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반사이익을 얻으며 실적이 향상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본격적인 엔데믹이 나타났고, 주택거래 절벽에 원자재 급등이란 대형악재를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역대 최저 거래량인 전국 26만2,000건이다. 연간 거래량이 50만건을 밑돈 것은 직방 통계 발표 이래 처음이다. 특히 이사와 혼수철이 겹치는 가을 성수기에도 실적 회복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주택 매매가 줄면서 이사수요가 동반 감소해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통상적으로 주택 거래량과 이사 건수가 늘어나면 가구·인테리어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이사 시에 새로운 가구를 구입하거나 인테리어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지난해 내내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한샘의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21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92.2% 감소했다. 3분기에도 영업손실 1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현대리바트도 2분기에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했고 3분기에는 영업이익 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7% 감소했다.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에 주로 활용되는 원자재 파티클보드(PB)의 가격 인상이 2021년 말부터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국내 업체의 PB 해외 수입 비중은 전체 제품의 85%에 달하는데, 여기서 러시아 목재 의존도가 특히 높다. 전세계에서 러시아에 대한 무역제재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러시아산 목재 수급이 어려워졌다.

국내 업체들은 러시아 대신 동남아 목재를 수입하면서 수입처 다변화에 나섰지만, 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PB 외에도 지난해 원목 가격은 전년 대비 21% 올랐고 합판(28%), MDF(가공목재·28%) 등도 인상됐다. 주택거래 절벽에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겹치자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에 나섰다.

한샘은 지난해 2월부터 주요 품목 가격을 5차례 올렸다. 창호와 도어, 소파와 침대, 책장 등이 해당된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1월부터 주방·거실 가구를 시작으로 6월, 9월까지 세 차례 가격 인상에 나섰다.

문제는 올해도 가격을 또다시 인상한다는 점이다. 한샘은 1월 2일부터 리모델링 브랜드 한샘리하우스의 부엌·붙박이장 등 세트 가격을 0.5%~1.5% 인상했다, 현대리바트도 올해 사무가구와 가정용 가구 일부 품목의 가격을 5~7% 인상하기로 했다. 이 외에 신세계 까사미아와 침대업계도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인상할 계획이다.

제품 가격 인상으로 실적 방어에 나선다는 전략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가구와 인테리어를 바꾼 소비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또다시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가구·인테리어 업계에서는 교체 주기를 빠르면 5년, 늦으면 10년으로 보고 있다.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이같은 위기에 제품 품질 향상과 오프라인 매장 재단장, 영업망 강화 등으로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